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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촌은 공양왕릉 제삿날이 축제다. [김경진 주민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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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삼척 해양레일바이크를 타러 온 여행객들이 여행 코스로 가까운 공양왕릉을 찾고 있다. 오늘도 사진을 찍으러 공양왕릉에 갔는데,
한 노신사께서 공양왕릉을 둘러보고 계셨다. 한참 후에 그분은
“어느 게 진짜 왕릉인지도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저는 “궁촌왕릉이 진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공양왕이 궁촌 2리에서 살고 계셨으며, 시해당하신 곳도 이곳 근처라고 말씀드렸지만 그분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이셨다.
그러고는 또 한참 후 발길을 돌리셨다.
그 후, 아무도 없을 때 사진을 찍어 보았다.
궁촌 공양왕릉은 고려 왕조의 마지막 임금인 공양왕과 그의 두 아들, 그리고 한 명의 시녀 또는 말을 위한 묘로 전해지고 있다. 공양왕릉은 1392년 7월 이성계가 태조로 즉위한 후, 공양왕은 공양군으로 봉해지고 강원도 원주로 보내져 감시를 받았다.
그 후, 1394년 3월 14일, 공양군과 그의 두 아들은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로 귀양지를 옮겼고,
한 달 뒤인 4월 17일 모두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공양왕릉은 삼척과 경기도 고양시 두 곳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문헌 기록이 부족하여 어느 곳이 진정한 왕릉인지 확인할 수 없다.
삼척 공양왕릉에 대한 기록은 현종 3년(1662) 삼척부사 허목이 쓴 『척주지』와 철종 6년(1855) 김구혁이 쓴 『척추선생안』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종 3년(1837) 가을, 삼척부사 이규헌이 수리한 이후, 1977년 삼척군수와 근덕면장의 노력으로 새롭게 단장되었다. 매년 음력 4월 17일, 제사가 거행되고 있다.
공양왕제사. 준비는 근덕면에서 주관했는데, 올해부터는 문화재청에서 제사를 올리는 것부터 상차림까지 모든 과정을 관할하게 되었는데,
그 중 상차림과 음식 준비는 궁촌 1리 마을 부녀회에서 담당하고 있다.
궁촌 공양왕릉 제삿날은 축제다. 행사가 모두 끝나면, 고생한 부녀회 회원님들과 동네 사람들과 함께 신나는 춤판이 벌어진다.
과거에는 공양왕 제삿날이 어린이들에게 특별한 축제일이었다. 그 시절은 배고픈 시절이었기에,
그날만큼은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제사가 끝난 후에는 떡과 과일을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떡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던 기억이 아련하다
공양왕릉은 우리 어린 시절의 놀이터였다. 봉분에 올라 비료 푸대를 놓고, 미끄럼 타고 숨바꼭질을 했고,
남자아이들은 TV에서 방영돠었던 삼국통일 김유신, 계백, 을지문득 등의 전쟁놀이를 하곤 했다. 그리고, 동네 처녀와 총각들에게는 밤이면 연애 장소로도 애용되었다.
요즘은 많은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으며 점차 알려지고 있다.
진짜 공양왕릉이든 봉분만 있는 왕릉이든, 우리 역사에 중요한 왕릉이기에 귀한 문화재로 영구히 보존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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